"책상맡의 멘토들" <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 @iwishone 이소원 http://twitter.com/iwishone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취지는 좋지만 과연 가능한 이야기인가?', '집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know-how에 관한 책인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중학교의 교사로서 그동안 학교교육의 한계와 앞으로 자녀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한창일 때 이 책을 보았거든요.
이 글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치열하고도 꾸준한 활동을 하는 단체에서 진행한 부모교육강의를 모은 것이라고 합니다. 무미건조하고 너무도 옳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머리로 쓴 책이 아니라, 실제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고 행동해온 가슴 뜨거운 강사님들과, 아이들을 위한 애정과 그들이 살아가야할 힘든 시간을 걱정하는 마음 따뜻한 부모들이 실제로 이야기하고 듣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사랑으로 쓴 글인 것입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끝이 시큰거렸고 마음이 설레이는 또 한번의 멋진 경험을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마음에 감동을 주는 책을 읽고 났을 때, 행동을 요구하고 의지가 일어나는 책을 읽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소중한 경험을 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사실, 요즘 저는 직접 학생들과 늘 부딪치는 현장에서 뭔가 문제가 있고 심각한데 그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없이 그들에게 '공부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일삼으며 머리속에서 알고 있는 지식과 실제 행동에 대한 괴리에 허둥대는 중이었습니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첫 아이가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난 사교육 심하게 시키지 말아야지. 근데 피아노는 가르쳐야겠지? 영어도 꼭 필요한데?', '방과후 시간은 어떻게 짤까?'하는 고민도 하고 있었지요.
물론 이 글을 읽고 이 모든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고, 그 걱정을 이미 슬기롭게 이겨낸 사람들이 많으며, 또한 평소에 생각해왔던 방향과는 다른 대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지요. 모순이 가득한 사회에 절망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순응하지 않고도, '충성'을 하면서도 '목소리를 높히는' 방법을 통해서 제도권 교육에서의 이탈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동시에, 내 아이와 우리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깜깜한 밤에 저멀리 인가의 불빛을 본 것마냥 반갑고 행복했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사교육시장의 수혜자인 전직 학원강사, 전직논술교사이자 청소년운동가, 교육학을 전공하고 아이를 키운 학자, 온 생애를 참된 교육을 위해 헌신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대안학교교장 등 현교육의 문제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하고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겨왔던, 훌륭하지만 내 자신의 걱정과 큰 차이없는 걱정을 가졌던 이들이, 자신들의 발자국을 남겨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힌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도 제 고민은 계속 될 것이고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고 좌절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허겁지겁 이 시대를 살아가느라 문제의식이 희미해지거나,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마다 책상맡에 놓여진 이 책을 펼쳐보며 위안을 받고 마음을 다잡고 반성하고 관심을 새롭게 할 것입니다. 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읽어보도록 권하고 또 권할 것 같습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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