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야입니다. 어우~ 사무실 뒷담화 나가는 날이면 날씨가 항상 추운 것 같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는 사무실에 하루 연차를 내고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전 다음 달 제주도로 이사를 할 예정이라 최종적으로 집 계약을 해야했거든요.
세월이 하수상해서 제주에 다녀오는 것이 맘 편하지 만은 않았지만... 음~ 역시 제주는 육지의 겨울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관광지를 가도 정해진 관광코스를 따라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제 멋대로 여행을 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번 여행도 금요일~토요일 오전까지 이사갈 집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후 계약을 끝내느라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야 계약을 겨우 끝내고 두 곳만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그 장소는 난대림으로 유명한 금산(제주시 애월읍 납읍리)과 억새밭으로 유명한 상금부리인데요. 겨우 두 곳만 돌아보고 서울로 돌아왔더니 비행기 값이 아깝긴 합니다. 물론 정착 후에는 앞으로 1년 동안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펴보려 합니다. 으흐흐흐~ 혹시 책이라도 한 권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들고요.(책으로 못내더라도 우리 카페에 제 나름의 기준으로 갈만한 곳 가끔 올려보겠습니다.)
작별 인사에 앞서 금산과 상금부리의 따끈따끈한 어제 모습 사진 몇 장으로 올려봅니다. 금산에 오른 느낌은 음~ 한 마디로 '토토로'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숲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날씨가 서울처럼 차지 않아서 춥다는 느낌 없이 숲 속 길을 걸을 수 있었고요. 난대림이라 그런지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숲에 새들이 많아서 새소리도 끊이지 않았고 제일 놀라운 것은 바람이 불 때마다 도토리 비가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어울어진 숲 소리가 참 좋더라고요.(동영상은 아이폰으로 촬영한 것이라 감동은 엄청나게 다운됩니다만... ^^)
<제주 금산공원 난대림 숲길>
상금부리는 많이들 다여오신 곳이라 뭐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죠. 가을의 끝자락 들판 가득한 억새와 저 멀리 보이는 오름들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단, 바람은 무섭게 불더만요!! 왁스로 세운 헤어스타일이 한 순간에 망가져쓰~ 하핫!
<상금부리>
자! 그리고 본격적으로 작별인사 드립니다! 제가 이번에는 제주에서 찍은 잘 나온 사진을 하나 올리려 했는데 정말~ 정말~ 괜찮게 나온 사진 한 장이 없어 글로만 인사를 드림을 양해해 주세요. 앞으로 제주에서 사진 종종 올리겠씁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 여름, 학원에서 기획실(한 마디로 뭐 입시 설명회 이런 거 기획하던 곳입니다.) 일도 하게 되면서 교육 뉴스를 빠짐없이 살펴봤었는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련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 사교육걱정 만들던 세계에 있던 제게 참 신기한 소식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뭔가 모를 매력에 빠져들어 이른바 카페 빠돌이가 됐던거죠.
제 문제의식과 상당 부분 일치되는 주제를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 단체가 있다는 생각에 나도 여기 참여를 좀 해야겠다 싶었죠. 문제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학원 강사가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세상 좋아져서~ 김해에 토정신과학샘 같은 분도 계시지만 그 시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핫!! 암튼 뭐 저는 원장도 아니었고 제가 학원을 바꿀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기 때문에 갈등을 시작했죠. '복잡한 문제일 수록 쉽게 생각하라!' 이 원칙에 입각해서 학원을 그만두게 됩니다. 학원 퇴직은 '붕어빵을 굽는 날이 오더라도~'라는 우리 브로셔도 한 몫 했죠.
학원 그만두고 뭐해 먹고 살까 고민하다가 사무실에 우연히 놀러 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유명한 '복숭아 한 상자 인사청탁' 사건의 시발점이었습니다. 두 분 대표님께 인사나 한 번 드릴 겸 집 근처 마트에서 복숭아 한 상자를 사서 지하철을 탔습니다.(삼각지 와서 사도 될 것을 왜 분당에서 사서 끙끙거리며 가져왔는지 당췌 이해가... 아마도 마음이 설레였나봐요~ 하핫!) 그리고 대표님 방에서 한 참 수다를 떨고 자리를 정리하는데 송샘께서 윤샘께 왈 "윤샘이 말씀하시죠?"라는 말씀을...
그 시점이 바로 등대지기학교 제1기가 시작하기 한 달 전 즈음이었을 거에요. 윤대표님이 다른 일 시작하기 전까지 등대학교 개강하면 사무실에서 함께 일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신거죠. 지하철 돌아오는 길에 참 신기했습니다. '한 번 만나보지도 못했던 사람과 이렇게 일을 하게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말이죠. 그게 저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그렇게 등대지기 1기까지만 한시적으로 함께 일을 하기로 한 채 사무실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 후임 재민간사님은 자기소개서 A4 9장을 쓰고 합류했는데, 저는 지금와 생각하면 정말 날로...
그리고는 등대 개강하던 날 이후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흐름에 맞춰 흘러~흘러~ 왔습니다. 2010년 11월 29일 오늘이 상근자로서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저의 인연이 끝나기 바로 D-1인 날이네요. 그 간에 있었던 일들은 카페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하시면 되고요. 하핫! 2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마치 2주일처럼 지나갔습니다. 5명이 일하던 사무실은 상근자가 12명이 북적이는 공간이 되었고요.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너무나 의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이라 글로 표현은 도저히 불가능!!!(제가 성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해욧!!, 궁금하신 부분은 개인적으로 메일 주시면 답변 가능함!!)
'아니 식구가 딸린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무턱대고 제주로 떠날 수 있지?'라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런 용기가 바로 '등대지기학교'와 '진로학교'를 통해 제게 생긴 용기입니다. 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사교육걱정만들던세상'을 탈출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그리고 '진로걱정없는세상'에서 살게 된 것이죠. 저는 이왕이면 시민단체와 관련된 곳에서 가치있는 일을 제주에서도 이어가고 싶었는데요. 지난 주 (주)이장에서 오신 임경수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농사를 짓는 것도 괜찮다 싶더라고요.(제주도 농사가 괜찮답니다! 날이 좋아 일년 내내 경작이 가능하다네요. 물론 농사가 쉬운 일이라고 우습게 보고 함부로 덤벼드려는 건 아닙니다. 하핫! 전 세상의 모든 농부느님들을 존경합니다!) 음! 그렇지 않아도 다양했던 선택지에 또 하나의 좋은 대안이 추가됐습니다.(제 아들이 아빠는 자연을 키우고 엄마는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하는 것을 알 나이가 되면 아빠와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다소 허황된 상상도 해보면서 말이죠.)
제주에 가서도 열심히 카페 들락거리겠습니다. 그 동안 고집 센 간사 맞춰 주시느라 고생하신 두 분 대표님, 형님 같은 부소장님과 정책실장님, 누나 같은 양경미 선생님, 형 같은 수민 간사님 그리고 물통, 쌀가마, 자료집 뭉치 번쩍번쩍 잘 든다고 환호해 주신 모든 미녀 간사님(선미, 지윤, 지현, 밀알)들, 새롭게 사무실 생활 시작하신 재민, 슬기 간사님과 윤아 연구원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보다 먼저 은퇴하신 세영 간사님과 동민 간사님, 미자 연구원님도 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 누구보다~ 학원 그만두고 이곳 사무실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단순히 액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마음으로 저의 생계를 책임져 주셨던 우리 회원님들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카페에서 자주 만나요. '아우~ 눈물이 앞을 가려 더는 못쓰겠어... 흑흑...'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미 왔다! 왔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