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등대6강 강의스케치] '입시 사교육 제로'를 꿈꾸다...
오늘 강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정책 실장이신 김승현 선생님께서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멈추기 위해 제안된 “입시 사교육비 ZERO 7대 공약”에 대해 자세히 짚어주셨습니다. 딱딱한 정책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재치있는 유머들 때문에 나름 유쾌하게 흘러간 시간이었습니다. 김승현 선생님께서는 7대 공약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으셨는데요. 한 열혈교사가 놓고 간 등대지기학교 홍보물이 건너 건너 숭실고 김승현 선생님의 눈에 띄게 되고, 등대지기학교는 등록하지 못하셨지만 영어사교육포럼을 알게 되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의 만남을 시작하셨다는 것. 그리고 영어사교육포럼 참석 후 바로 시민 논찬자 자리를 꿰어차게(?) 되시면서 초고속 승진(?)을 시작하고, 다음 해부터 바로 휴직 후 상근을 하게 되셨다는 겁니다. 영어사교육포럼 첫 참석 후 카페에 소감을 남긴 게시글은 김승현 선생님답지 않게 길고도 진지해서 ‘입사지원서 쓰는 심정을 썼다’는 표현에 다들 까르르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입시 사교육비 ZERO 7대 공약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7대 공약 중 1,2 공약은 선행학습 금지법과 관련된 내용이고, 3,4,5 공약은 고교 입시와 고교 체제, 내신제도, 대입제도와 관련된 것이고, 6,7 공약은 대학, 대학체제, 노동시장 연계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7개의 공약이 별개의 내용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성장에 따른 개인, 사회적 문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내용인 것입니다.
1. 선행학습형 사교육 금지 특별법을 제정하여 수학 사교육 등을 획기적으로 경감합니다.
일부 수학학원의 경우 중1이 고2 교육과정을 선행하는 등, 선행학습으로 빚어진 진도경쟁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입니다. 김승현 선생님께서는 처음에는 선행학습에 대해 정책적으로 접근했지만, 조사하면 할수록 이는 아동의 행복권 추구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비정상적인 일이기에, 아동을 선행학습으로부터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고 하셨는데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그다지 성행하지 않았던 선행학습은 ‘특목고 입시’열풍이 그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특목고 입시가 일부 개정되었지만, 선행학습은 이제 필수코스로 인식되어 있는데요. 최근 사교육 과열지구 중학교의 수학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많은 학교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대부분은 1학년 수학을 한 학기에 마치는 선행학습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과도한 선행학습이 학교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체제가 선행학습을 더욱 유발하고 있는 악순환인 것이지요.
그래서 김승현 선생님은 학습 효과보다 부작용이 심각하고, 학교수업의 부실화에도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선행학습을 법률로 금지하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선행학습형 사교육 금지법의 규제 대상은 사교육 일체가 아니라 선행학습형 사교육에 한정하며, 사교육 이외에도 학교를 비롯한 공적기관에서 유발하는 선행학습 원인에 대한 규제까지 포괄하는 것이라고 전제하셨습니다.
2. 영유아의 정상적 발달을 방해하는 ‘영어 유치원’을 비롯한 조기영어교육을 바로 잡습니다.
두 번째 공약은 영어 조기교육에 관한 것인데요, 전체 사교육비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41.2%이며, 현 정부에서만 영어사교비가 8천억 원 증가했다는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이만큼 영어사교육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데, 두 번째 공약에서는 그 중 ‘영어 유치원’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어유치원 어린이가 공동육아 시설 어린이에 비해 창의력이 월등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 “영어유치원이 10곳이 생기면 소아정신과 한 곳이 생겨난다.”라는 유언비어 등은 영어 조기 열풍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기 영어 교육에 대해 엄격히 규제할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영어 조기 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교육 차원에서 유치원, 초등 저학년 단계의 영어 교육 금지, 사교육이나 방과 후 수업의 경우 주당 제한 시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규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해 주었는데요. 적기 교육을 하면서 ‘다독 기반 실용영어’를 추진하여 공교육을 통해서도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합니다.
3. ‘선 지원-후 추첨’ 고교 입학전형을 전면 도입하여 중학생들의 고입 사교육을 해결합니다.
2011년 고 1 학생의 중학교 졸업성적을 학교 유형별로 비교한 결과, 최상위권인 5% 이내의 학생 비중이 일반고 5.7%, 외고 53.8%, 자율형 사립고(평준화 지역) 17.9%로 입학생의 성적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현 정부 들어오면서 신자유주의적인 경향이 교육현장에서도 뚜렷해졌고,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갈 수 있는 학교만 다양해졌습니다. 영어(외고 입시)와 수학(과고 입시) 교과의 상대 평가 내신이 중요해지면서, 외고와 과고에 지원하려는 상위 4% 정도의 학생을 가려내기 위하여 나머지 95%의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시험을 치르며 소외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현 교육부 장관은 고교체제를 다양화하면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 되어 학교의 수준이 높아지고 특기적성, 인성, 창의성이 다양해질 것이라 했는데 현실은 오히려 학교 교육의 서열화는 심각해지고 교육내용은 더욱 획일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외고/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고 과고는 대폭 축소하여 영재학교로 전환하여 고교체제를 단순화 하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셨는데요. 그 다음은 모든 고교에 ‘선 지원-후 추첨’ 무시험 입학전형을 전면 도입하자는 대안도 제시해 주셨습니다. 특성화고의 경우에는 관련 과목 내신 성적과 실기시험 또는 서류/면접 전형은 허용하고 영재학교는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방식의 대안도 덧붙여 설명해 주셨습니다.
4. ‘선진국형 학교성적산출제도’를 도입하여 5년 내 학교 시험 대비 사교육 문제를 해결합니다.
단답식, 주입식 패턴화된 학교 시험은 내신 대비 사교육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근본 원인입니다. 수업과 평가가 학교마다, 교사마다 다양해지면 획일적인 시험을 준비시켜주던 내신 대비 사교육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을 것이 당연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최근 들어 SAT를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이 생겨나고 있지만 내신 대비 사교육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학습성장기록부’라는 새로운 학교 성적표를 만들어 학생은 학업성취 결과에 대한 피드백의 자료로 활용하고 학부모는 자녀의 배움과 성장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교과교사와의 상담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은 내신등급으로는 알 수 없는 학생의 교과에 대한 열정과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구요.
이와 더불어 선진내신제도 도입을 위한 6대 지원요소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내용은 제 1요소로 고교입시 해소와 고교 서열체제 단순화, 제2요소로 수능 자격고사 전화, 제 3요소는 대학별고사 금지를 비롯한 대학의 자의적 선발권 규제, 제 4요소는 모집단위(전공)별 특성에 따른 필수교과(내신과 수능 반영과목)지정, 제 5요소는 선택교과에 대한 논/서술형 절대평가 ‘수능∥’ 도입, 제 6요소는 정보공개 활성화와 평가제 실명제 등 내신 부풀리기 방지 정책 시행입니다.
5. ‘수능 자격고사 및 선진국형 학교성적’으로만 대학가는 제도를 10년 내 전면 도입합니다.
김승현 선생님은 “수능 496점과 486점을 받은 학생 사이에 과연 의미있는 학력과 능력의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다섯 번째 공약의 설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선발의 ‘공정성’과 ‘객관성’만이 지배하는 대입전형의 폐해를 지적하시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그 폐해는 서울대 국문과에 가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수리영역에 가중치를 주고 있기 때문에) 모순된 상황으로도 드러납니다. 이의 대안으로 수능 자격고사를 전환하고 ‘3불’ 정책을 법제화하자고 하셨습니다. 수능은 자격고사로 전환하여 절대평가 5등급의 객관식 시험으로 실시하고 상위권 대학의 이기심만을 충족시켜주는 ‘변별력’을 위한 논술 등 대학별고사는 기존의 ‘3불 정책’ 법제화를 통해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이후에 제대로 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학습성장기록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결과에 따라 일정한 자격조건을 갖춘 학생이 모집정원을 초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내신에 대한 과정평가, 질 평가를 중심으로 입학사정을 하고 한교 안팎의 스펙은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질 높은 내신’ 중심의 대입전형이 정착되기 이전 과도기에는, 선택교과에 대한 ‘논/서술형 수능∥’(절대평가 5등급)를 도입하여 보완적인 전형자료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6. 사교육 부담 없이 진로적성에 맞추어 갈 수 있는 ‘좋은 대학 100개’를 육성합니다.
진로와 적성, 성적 수준에 따라 가고 싶은 대학 100개를 육성해서 사교육 경쟁과 서열체제를 완화하고 대학교육의 경쟁력과 질을 높이고자 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좋은 대학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진로적성 중심으로 대학교육이 특성화되고, ‘좋은 대학’간의 네트워크로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고 전망하셨는데요, 이를 위한 3단계 추진 전략으로 1단계 개편안 설계 후 법률화, 2단계 좋은 대학 공모 신청 공고 및 접수, 3단계 성과 점검을 통한 좋은 대학 재지정 검토 및 추가공모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7.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 등 취업공정경쟁 4대 법안을 만들어, 불안을 해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학력이나 학벌에 따른 차별을 보여주는 자료는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 학생의 89%와 학부모의 93%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학력별 시간 당 임금 총액은 대학원졸 26,464원, 대졸 17,170월, 전문대졸 11,587원, 고졸 9,944원으로 고졸자는 대졸자의 57.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특정 학벌이 일정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벌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무조건 대학을 가야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높은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이지요. 그래서 취업공정경쟁을 위해 학력/학법 차별 금지법, 지방인재채용 할당제, 특정 대학 공직 점유 상한제, 고종 채용 확대 지원책이라는 4대법을 제정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김승현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공약들이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해 보자며 강의를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이 공약들이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꼬꼬마 어린 시절부터 학원 순례를 하지 않아도, 엄마들이 서로의 사교육비를 비교하며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대학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아도 될텐데요.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북한에서도 이미 이루어져 있는,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그 세상이 우리에게도 과연 올까요? 그렇다면 지금 이곳에서 우리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강의가 지날수록 고민은 깊어갑니다. 교사등대지기학교 마지막 강의,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님의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그 고민에 또 다른 답이 되길 기대해보며 강의스케치를 마칩니다.